서울에서 가장 한국스러운 한정식을 음미할 수 있는 장소, '석파랑' 다녀왔어요

조선말 권력의 상징, 흥선대원군과 연관이 있는 별장이자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한정식 맛집, '석파랑'에 다녀왔습니다. '석파랑'은 흥선대원군의 호인 '석파'(石坡)를 따온 이름으로 1974년 유형문화재 25호로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장소입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석파랑은 고풍스러운 한옥 한정식 전문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미쉘린 가이드 더 플레이트로도 추천되어 있는 한정식 요리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누구와 함께 와도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석파랑의 전경은 입장할때부터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 먼저 석파랑 위치부터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석파랑은 자차를 가지고 오시면 좀 더 편하게 방문하실 수 있는데, 만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하면 전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서 버스를 갈아탄 후 상명대 앞 정류장에서 내려 길을 건너면 석파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차를 가져오시는 분들을 위해 발렛파킹도 가능합니다. 다만 차량 출입구가 1개라서 석파랑에서 나가고 들어갈 때 혼잡스러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석파랑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상상한 것 이상의 그림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크게 사랑채, 안채, 별채로 구성되어 있는 한옥이며, 150년 훌쩍 넘게 자란 거대한 감나무와 만세문이 있는 정원, 석파랑의 메인 건물로 활용 중인 순정 효황후의 생가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정원 계단쪽을 바라보면 언덕에 자리한 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랑 별채'가 아름답고 고풍스런 모습으로 우릴 반겨줍니다.

 

석파랑 한옥의 형태는 대부분 'ㄱ'자 형태이며, 공포가 없는 민도리집 유형입니다. 건물 측면에는 돌로 벽을 쌓았으며, 벽 가운데에는 창문이 있는데, 방향에 따라 서쪽은 원형, 북쪽은 반원형, 동쪽은 사각형 창의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석파랑의 건축 양식이 조선 후기 지배계층의 별장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청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가옥의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석파랑 별채에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별채 내부가 깔끔하게 간직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물론 몇몇 낡은 부분이 있긴 했지만, 옛 구조가 대부분 유지되어 있었으며 150여 년 역사의 풍파를 견뎌온 고택이기 때문에 이 또한 의미를 담아 남겨놓은 역사의 현장 아닐까 생각됐습니다.

 

흥선대원군의 별채에 올라가면 석파랑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석파랑 본채와 정원을 보면 마음이 확 트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석파랑 별채 이곳저곳을 구경한 뒤, 고즈넉한 한옥의 분위기에 젖어 식사를 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석파랑 한정식에는 다양한 코스요리가 있었는데요. 저희 일행은 진찬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총 6개의 정식 코스가 있는데, 코스요리명과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방문하실 때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정식 코스요리 및 가격 -

궁중 수라 : 160,000 원
석파 : 130,000 원
만세 : 110,000 원
진찬 : 88,000 원
모란 : 39,000 원
수복 : 66,000 원

 

석파랑 코스요리 중 주요 메뉴는 전통죽, 구절판, 도미요리, 갈비찜, 궁중 온면, 겉절이, 전복구이 등이 있습니다.

물론 코스 라인에 따라 약간의 메뉴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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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일행이 주문한 진찬정식 세팅이 시작됐습니다. 기본적으로 석파랑 한식 요리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남달랐습니다. 코스 요리기 때문에 음식들은 직원분들이 단계별로 가져다 주십니다.

 

먼저 구절판에 담백하게 조리된 다양한 나물과 전병이 세팅됩니다. 당근,버섯, 우엉, 계란지단 등 몇가지 나물 재료들을 함께 올려서 먹으면 허기진 배를 살짝 달래줄 수 있는 담백한 맛이 납니다. 스타터로는 아주 제격이었지요. 

호박죽은 자극적이지 않고 좋은 향을 뿜어내서 그런지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전요리와 새우 요리는 평균 이상의 맛을 뽐냈습니다. 은근 새우가 탱탱해서 그런지 살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잡채는 너무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은 적절한 간이 배어서 손이 계속 가는 요리였네요.

 

강렬하지 않고 약하게 간을 해서 식재료들이 서로 맛과 향으로 묶인 듯한 느낌이랄까요? 음식들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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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찜은 잘 익혀서 나와 그런지 뼈와 살이 잘 분리되어서 좋았고, 그만큼 갈빗살이 부드러웠기 때문에 입안에서 녹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갈비찜 양념은 엄청 달거나 짜지 않았으며, 양념장 자체가 살코기에 아주 잘 베어 들어서 손이 저절로 가는 맛이었습니다. 그만큼 맛있었다는 뜻이겠죠? 

 

개인적으로는 갈비찜을 가장 맛있게 먹었던 거 같습니다. 

 

궁중떡볶이는 떡과 고기를 함께 볶은 거 같은데, 적당히 달달하고 짠 양념장 덕분에 아주 맛있게 먹었네요.

수육과 배추, 꼬들 김치의 맛도 괜찮았습니다.

특히 두툼하게 썰린 수육은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었으며, 양껏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배추와 꼬들 김치를 수육과 함께 말아서 먹었는데, 맛의 조화가 훌륭하더군요.  

 

 

석파랑의 한정식 코스요리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만합니다. 한식을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와도 좋고, 아기를 함께 데리고 와도 괜찮을 만큼, 직원분들이 아이를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도 몇 가지 제공해주십니다. 이를테면 분유나 이유식 등을 따뜻하게 데워서 전달해주시는 것이 예가 되겠네요. 물론 아기 의자도 제공됩니다. 

  

보통 한정식 전문점에서 다양한 모임을 진행하는데, 다른 방에서는 상견례 자리, 스몰웨딩, 돌잔치 등의 모임이 이곳 석파랑에서 진행되는 거 같더라고요.

 

중요한 모임을 석파랑에서 진행하고 싶은 사람들이 꽤나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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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장 한국스러운 맛을 내는 석파랑에서 또 한 번 담백하고 정갈한 한식 요리를 맛보고 싶네요.

참고로 석파랑에 방문하시려면 미리 전화로 예약을 진행해야 하며, 예약은 2달 전 1일부터 가능합니다. 이점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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