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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think)

영화 '조커'에 대한 짧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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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조커라는 캐릭터는 1989년에 나온 영화인 '배트맨'에서 였다. 
당시, 조커라는 캐릭터는 단순하게 선과 악이 대립하는 이분법적 상황에서 악의 축인 '악마'로 그려졌다. 
이후 조커라는 캐릭터는 배트맨 다크나이트,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의 영화에서 시대상에 걸맞는 캐릭터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던 조커라는 캐릭터는... 올해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수상을 차지할 만큼 완성도 높은 인물로 거듭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물론 호아킨 피닉스라는 배우의 엄청난 열연이 있어서 가능하기도 한 수상이었다. 
  
500만 관객 동원을 목전에 두고 있는 영화 '조커'에 관한 다양한 해석들도 분분하게 나온다. 조커를 보고 나온 관람객들은 물론 영화 평론가 및 유명 영화 유튜버 까지 각양 각색이다.

어떤 유명 영화리뷰 유튜버는 "영화 속 시계의 시계바늘이 항상 11시 10분경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히면서, 영화 속 사건들이 시간 순서대로 흘러감이 마땅한데 계속 시간은 11시 10분으로 정지해 있으니, 이 영화 자체가 분명 조커(아서)의 망상이라는 의견이라는 것이다. 
시간의 순서대로 흘러간 것이 아닌 영화 주인공인 '아서 플렉' 본인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된 영화 '조커'  

이러한 망상의 디테일은 조커 본인의 성장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가 나를 악마로 재탄생시켰다! "

60-7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가상의 도시를 형상화 시킨 도시 '고담'. ..
빈익빈 부익부의 불평등은 이미 현실이 됐으며, 아서 플렉은 하루를 근근히 먹고 사는 보통의 인간으로 나옵니다. 병든 어머니를 간호하며 매일매일 광대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해갑니다.  그의 꿈은 코미디언이지만, 이 또한 재주가 없습니다. 동네 10대들에게 된통 호되게 맞는것은 비일비재 하며, 그간 받았었던 정신과 상담도 받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광대일을 알선해주는 회사에서는 그를 해고시켰으며,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서 플렉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본인이 정말 출연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던 TV쇼에서 출연을 제의한 것이었죠. 그러나  정작 아서플렉은 방송에서 ‘조크’를 하기 보다는 세상을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분노가 극에 달했을때 TV쇼의 메인 MC를 권총으로 쏴서 죽이기까지 합니다. 

영화의 배경인 고담시는 약자들을 위한 세상은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가진자를 위한 세상. 부르주아를 위한 세상이 바로 고담시입니다. 모든 것을 가진 고담시의 상류층들은 나눔이라는 것은 전혀 없는 그야말로 상식밖의 인간들로 그려집니다. 오히려 더 갖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들이었죠. 




고담시의 하류층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소통창구도 없는채 하루하루를 근근히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조커처럼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사회인 셈이지요. 결국 그 선량한 사람들은 폭도들이 되어 고담시의 이곳저곳에서 난동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사회의 부조리가 심각해지면 악마가 태어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물론 폭력을 용인하는 건 결단코 일어나선 안되는 일입니다. 

영화 '조커'를 보면서 단순히 감상에 지나지 않고, 현 사회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영화의 메시지가 뚜렷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 크게 다를바 없는 모습이기 떄문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각종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사회의 양극화를 주제로 한 영화를 이슈화 시킨 것도 결국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영화제 주최측의 강한 메시지 전달이라고 생각됩니다. 

점차 심해지는 극과 극. 그리고 양극화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요?! 
영화를 보고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제 자신도 어찌보면, 사회에서 조롱당한 조커에게 조금이나마 연민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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