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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think)

르네상스와 창조경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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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광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르네상스 예술로 대변되는 유럽의 시대정신을 연구한 결과물을 발전시켜 '르네상스와 창조경영'이라는 주제로 강연해 청중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계신 연세대 김상근 교수님을 강연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르네상스는 왜 피렌체부터 시작됐는가?

 

암흑같은 중세시대를 걷어내고 인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을 르네상스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르네상스는 피렌체부터 시작됐으며, 어떻게 인간 본연의 시각으로 세상을 표현하게 된 것일까요?

 

14세기 초반 터키에서 이탈리아로 건너온 쥐 3마리로 인해 창궐된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삼분의 일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극도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종교로 희석시키려는 암흑의 시대였습니다. 단적인 예로 AC 2세기 경 만들어진 프톨레마이오스의 고대 세계지도와 중세시대 예루살렘 중심의 지도를 비교해봐도 중세시대의 세계관이 상당히 좁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14세기 초반만해도 피렌체는 유럽의 수많은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피렌체의 상인들은 중개무역과 금융업을 통해서 피렌체를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큰 무역도시로 성장시킵니다. 특히 피렌체의 실질적 지배세력이었던 메디치(Medici)가문은 플라톤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인문학자와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르네상스 문예부흥을 이끌었습니다. 또 메디치가문은 유럽에서 최고로 발이 넓은 가문으로서 동방과 서방의 만남인 '피렌체공의회'를 후원해 플라톤의 초월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상을 결합시켰습니다.

 

이렇게 르네상스 시대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르네상스(Renaissance)'는 프랑스어로 부활, 재생 등의 의미로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 그 이상으로  부흥시킨 문화운동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재발견이었습니다. 1000년간 계속됐던 중세 종교 중심 세계관을 단절시킨 개혁의 시대였으며, 새로운 창조시대의 발단이었습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으로 인해 이탈리아 피렌체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르네상스의 고향이 됐으며 단테, 미켈란젤로, 마키아벨리 등 시대의 천재들을 낳게되는 행운까지 얻게됐습니다. 김교수님은 "르네상스의 시대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을까에 대한 특징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이를 응용함으로써 '창조경영'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진행하셨습니다.   

 

 


 

중세의 종말, 그리고 르네상스의 시작!

 

르네상스의 선구자인 단테는 어렸을적 피렌체의 소문난 미녀 베아트리체를 짝사랑 했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 단테는 첫 사랑 베아트리체를 길가에서 만났지만 그녀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베아트리체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고 몇 년 후 요절하게 됩니다. 그녀를 향한 단테의 열렬한 사랑은 '신곡'이란 작품으로 태어났고 이는 르네상스 시대로 향하는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됐습니다. , 돌체(Dolce)의 삶을 노래한 '신곡'이야 말로 중세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장송곡'이었던 셈이었습니다. 김교수님은 단테의 "Dolce stil novo" 문구를 인용하면서 "무엇에 매혹된 자만이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다"고 말했습니다.

 

 


 

르네상스 인문주의 사상의 기초를 다진 페트라르카는 '바람의 산'이라고 일컬어지는 몽방뚜 정상에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 10장을 읽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간단히 '고백론'의 내용을 살펴보면...

 

"인간은 산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고,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고 굽이치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휘몰아치는 큰 대양을 바라보면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들의 운행을 바라보며 넋을 잃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구절을 읽은 페트라르카는 책을 덮은 후 자기 자신에게 엄청난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한 나머지 이교도 철학자들도 알고 있는 인간의 내면과 영혼의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을 깨닫지 못한 것에 화가 난 것이었습니다.

 

르네상스 미술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지오토는 서양미술에서 최초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는 스크로베니 채플의 프레스코화, 바르디 체플의 프레스코화에서 신성시되는 천사의 일그러진 표정과 의심하는 인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미켈란젤로, 다빈치, 보티첼리와 같은 화가들도 인간 본질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지오토의 표현 정신을 따랐다고 합니다.

 

이렇게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천재적인 문학가, 예술가, 과학자들이 종교의 시대를 넘어 창조성이 넘쳐나는 시대로 변화시킬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바로 '공간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는 메디치효과(Medici Effect)로 명명된 것과 같이 다양한 문화와 인종, 지식들이 한 데 버무려졌던 시대였습니다. , 완전히 돌체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김교수님은 돌체한 창조공간인 구글의 복도와 사무실을 우리나라 대기업의 획일화된 사무실과 비교하며 창조적 경영을 위해서는 달콤하고 신선한 창조적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단테에게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었던 아름다움에 매혹되는 삶, 돌체한 삶, 사물과 인간의 본질을 성찰하는 삶은 결국 익숙한 것에서 탈피해 창조적이고 이질적인 것에 좀 더 관심을 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몰입 그리고 Paragon(완벽)의 추구! 


교황 율리우스 2세는 당대 최고 조각가인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성당 천장의 프레스코화'를 그리게 했습니다. 한번도 벽화를 그려본적 없는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교황의 지시에 따라 구약성경의 내용을 성당 천장에 그려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벽화를 그리며 당시 교황청의 부패와 타락에 대한 비판을 고스란히 그림에 담아내는데 몰입했습니다. 이렇듯 엄청난 고뇌와 역경을 거치며 완성한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는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의 손에서 완성됐습니다. 내재적 동기에 의한 몰입이 성당의 천장벽화로 승화된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몰입'이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해낸다는 직업 소명의식과 성취감, 자부심으로 나타나고 이 일을 통해 세상이 변화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발현된다고 합니다. 창조경영 역시 몰입의 내재적 동기에서부터 표출되야 합니다. 미젤란젤로는 내재적 동기에 의한 몰입을 통해 26살에는 다비드상으로, 38살에는 시스티나 성당 프레스코화로, 90살에는 성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며 파라곤(Paragon : 완벽)을 완성했습니다.

 

 

 

미켈란젤로에게 창조란 자신에 대한 몰입과 완벽의 추구로 일궈낸 것입니다. 김교수님은 우리도 옆의 동료,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지 말고 오로지 미래의 자신을 상대로 경쟁하라고 말하며 "르네상스는 창조를 꿈꾸는 사람을 위한 '오래된 미래'라는 것을 잊지말자"라고 하시며 강연을 끝마치셨습니다.

 

“사물과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고, 돌체(Dolce)의 삶을 추구하라

“내재적 동기로 몰입하고 파라곤(Paragon)을 추구하라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상상력으로 무장하며,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창조력을 후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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