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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think)

많이 늦은 애드 아스트라(Ad Astra) 후기 (우리는 정말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지적생명체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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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의 주연 영화인 "애드 아스트라(Ad Astra)" 리뷰를 작성하게됐네요. 그것도 아주 늦은 시점에서 말이죠.

 

여느날처럼 집 근처 CGV에서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오전 시간대에 애드 아스트라를 보고 왔습니다. 저는 원래 SF 장르물(특히 우주탐험 장르)을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이번 애드 아스트라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물이기 때문에 한껏 기대감을 안고 영화관으로 직행했습니다.

 

오전 중에 방문한 CGV였기 때문에 상당히 한산해보였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네요. 인근 스타벅스에서 카페 아메리카노를 테이크 아웃하고 애드아스트라를 보기 위해 상영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인류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이후 수십년간 달 너머의 우주를 항해하기 시작했습니다. 1977년 태양계 밖으로 여행을 떠났던 보이저 2호는 13년이 지난 1990년이 되서야 태양계 경계선에 위치한 해왕성 궤도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세계적인 천문학자인 칼세이건 박사는 보이저 2호가 해왕성 궤도를 지나갈때 태양계 안쪽을 카메라로 촬영하길 NASA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NASA는 태양계 안쪽을 촬영하다가 카메라가 강렬한 태양빛에 노출되어 고장날 수 있기 때문에 불가하다란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칼 세이건(Carl Sagan) 박사는 보이저 2호의 카메라가 고장나는 한이 있더라도 태양계 안쪽을 보여주는 사진 1장은 인류에게 커다란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다고 말하며 NASA를 설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보이저 2호는 1990 2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인류에게 가장 로맨틱한 선물을 보내줬는데요. 이 선물은 그 유명한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A Pale Blue Dot)"이라고 명명된 우리의 모행성 지구의 사진이었습니다. 지구에서 약 60 km 거리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인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A Pale Blue Dot) / 보이저 2호가 지구에서 60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

 

텅빈 우주공간에서 먼지처럼 부유하고 있는 창백한 푸른점의 지구, 그리고 그 먼지와 같은 크기의 지구 위에서 살고있는 인류...

 

우리 인류는 지난 수 천년간 위대한 역사적인 업적을 쌓아왔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결국 그 역사는 140억년의 장대한 우주의 역사에서 티끌도 안되는 먼지같은 역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해줬으며 티끌도 안되는 크기의 지구 안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며 살아온 지난 세월을 반성하며 겸손해지는 시간이 됐던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애드 아스트라 영화에서 가장 큰 의미가 부여되는 우주의 무대는 공교롭게도 해왕성 궤도 였습니다. 보이저 2호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서 영화를 제작할때 어느정도 염두해두고 촬영에 임한것은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첫 SF 영화물을 처음 촬영했다고 밝힌 바 있었던 브레드 피트 주연의 영화애드 아스트라는 지구와 달 사이의 왕복은 물론 화성까지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하게 된 가까운 미래를 이야기의 주무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애드 아스트라에서 브래드 피트는 우주인 로리 맥브라이드로 열연을 하는데요. 우주비행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심리상태 체크에서 심장 박동이 크게 변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베테랑 우주인으로 나옵니다.

 

로리 맥브라이드는 달에서 보이는 지구를 보고 별 감흥을 받지 않으며, 심지어 목성이나 토성을 우주선을 타고 지나갈때도 심리적인 요동이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마 우주로의 탐사를 많이 한것으로 추측되는 인물이며, 그만큼 우주탐험에 대한 자극에 대한 역치가 상당히 올라가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로리 맥브라이드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일으키고 있는 서지(Surge) 현상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지구종말을 막기 위해 태양계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왕성으로... 그리고 아버지의 무모한 행동을 막기 위해 떠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인 로리 맥브라이드는 장장 70여일이 넘는 외로운 우주여행 끝에 아버지가 있는 해왕성에 도착하여 그간의 골이 깊었던 감정과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수십년간 태양계 경계선에서 우주인 생활을 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아내겠다라는 생각을 포기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태양계 밖의 외계 생명체 존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주인공의 아버지...

 

이미 가까운 주변 존재들에 대한 어떠한 감정이 완전 없어진 또 다른 의미의 외계인으로 변모해버린 상태가 된 것이었습니다. 변해버린 아버지를 설득하고 다시 모행성인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아버지와 자신을 로프로 단단히 묵고 다른 우주선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로리 맥브라이드의 아버지는 아들과 연결된 로프를 끊고 저 멀리의 우주 밖으로 유영을 시도합니다.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겠다는 아버지의 일념은 무서운 광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였기 때문에 로리 맥브라이드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포기하고 지구로 귀환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는 왜 이렇게 우주여행에 집착하고 더 먼 우주를 향해 나아가려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100년이 지나도 지금과 크게 다를것 없는 상태에 놓여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우리는 좀 더 멀리 있는 우주를 향해 달려가면서 조금씩 우리가 얼마나 보잘 것없는 존재인지를 깨닫기 위해, 그리고 상실된 인간성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이 무모한 우주여행을 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애드 아스트라’(Ad Astra)를 영어로 풀게 되면 ‘To the Stars’가 되며 ' 별을 향해 간다'라는 뜻이 됩니다. 우리는 수십년간 많은 무인 우주선들을 저 멀리 태양계 밖에 있는 별들을 향해 쏘아댔습니다. 그야말로 '애드 아스트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화성, 목성, 토성의 모습을 더욱 정밀하게 관측하고 촬영해서 지구로 전송해주는 등 궤도 위성의 역할을 하는 우주선이 이미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태양계를 떠돌고 있는 혜성의 표면에 우주선을 안착시키는 등 엄청난 우주 과학의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머나먼 행성, 그리고 별을 찾아 떠나야만 할까요?

 

저 멀리에 손에 잡히지도 않는 머나먼 여정을 떠나야만 감동을 받고 흥분을 하게되는 걸까요?

 

늘상 옆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주변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놓칠때가 많지 않나요?

 

영화 '애드 아스트라'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러개일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우주를 향해 떠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멀리 있는 별로 향하기 위한 열정도 필요하지만, 결국 나와 가까이에 있는 주변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힐링을 하기 위해 저 멀리 해외 여행을 떠나 있어도 결국 다시 모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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