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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광교산 계곡을 품은 용인 베이커리 카페, '몬스마리'에서 보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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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게 더운 어느 여름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한적하고, 물소리 들리면서, 커피와 빵이 맛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그렇게 긴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이 바로 용인 신봉동, 신봉음식문화거리 끝자락에 막 문을 연 신상 베이커리 카페, '몬스마리'였습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카페로 주말 오전, 아이 손을 잡고 슬그머니 차를 몰았습니다.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사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진입로는 예상보다 좁았습니다. 
광교산 자락을 따라 이어진 작은 골목길을 오르면서, "길이 맞는 걸까?" , "정말 카페가 있을까?"
몇 번이나 네비게이션을 확인했지만, 조금씩 커다란 흰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불안은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착해 보니, 주차장은 생각보다 꽤 넓었습니다. 초입의 좁은 길을 통과할 때까지의 긴장감이 무색하게 넉넉한 주차 공간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카페로 가보니, 하얗고 깔끔한 외관, 유리로 둘러싸인 벽면, 그리고 블링블링하게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유리창 너머로 살짝 보였습니다. 왠지 오늘 하루쯤은 특별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창가 쪽 자리로 가니,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습니다. 바로 아래쪽, 나무 사이를 헤집고 흐르는 투명한 물줄기. 맑은 여름 공기와 물소리가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입구를 지나 카페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첫인상은, "와, 스케일이 다르다." 
일반적인 베이커리 카페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공간감이 느껴졌습니다. 천장이 굉장히 높았고, 한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샹들리에는 마치 유럽 어딘가 고풍스러운 대성당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맞춰진 인테리어는 과하지 않게 세련되었으며, 한쪽 벽면에는 빵 진열대가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시점이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신상 카페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진열된 빵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빵 하나하나가 제법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티가 났습니다. 유독 눈길을 끌었던 것은 대파베이글, 소금빵, 그리고 단팥빵이었습니다.

특히 대파베이글은 보기만 해도 은은한 대파 향이 풍기는 듯했습니다. 이걸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빵 몇 가지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바닐라라떼를 주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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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마리의 주요 메뉴 및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방문시 참고해주세요. 

 

- 주요 메뉴 및 가격 -

잠봉뵈르 샌드위치 14,000원
당근라페 샌드위치 12,000원
카페 라떼 ice 6,800원
한방생강차 8,500원
한방쌍화차 8,500원
모닝토스트 SET(커피등 포함) 15,000원
크림 머쉬룸 리조또 19,000원
토마토 새우 파스타 18,000원
자몽차 HOT 7,500원
그랜드 웨딩-TWG 6,000원
제주동백꽃차 5,500원
모닝 허브치킨 샌드위치 세트(음료포함) 14,500원
크림카라멜 루이보스 -TWG 6,000원
카모마일 - TWG 6,000원
카페라떼 6,300원
카라멜마끼아또 6,500원
얼그레이 6,000원
애플 유자차 7,000원
자몽에이드 8,000원
에그 인 헬 17,000원
아메리칸 플래터 18,000원
트로피칼 팝핑 7,500원
아포가토 7,500원
알리올리오 파스타 18,000원
명란 크림 파스타 18,000원
아메리카노 ice 6,300원
그릭요거트샐러드 16,000원
모닝 파스타 세트(음료포함) 19,000원
몬스마리 빙수 19,000원
블루베리 요거트 7,800원
딸기 요거트 7,800원
아쿠아마린 7,500원
메론 스무디 7,000원
바닐라빈 라떼 6,500원
제주청귤에이드 7,500원
허브치킨 샌드위치 12,000원

 

 

이 카페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자리 간격이었습니다.
테이블이 빽빽하게 들어선 일반 카페들과 달리, 여기는 정말 널찍하게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주변 테이블과 거리가 넉넉하여 아이가 조금 돌아다녀도 민폐가 되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사람이 제법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끄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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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주문한 음료와 빵이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손이 간 것은 단연 대패 베이글이었습니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베이글을 찢자, 속에서 대파의 향긋한 향과 고소한 냄새가 퍼졌습니다.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환상적이었습니다. 대파의 향은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면서, 크림치즈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단팥빵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달콤한 팥앙금이 가득 차 있었지만, 절대 물리거나 질척이지 않았습니다.
팥 알갱이의 식감이 살아있어,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고소함과 달콤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소금빵도 인상 깊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데, 버터의 고소한 풍미와 소금의 짭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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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는 솔직히 약간 아쉬웠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연한 맛이 강했고, 바닐라라떼는 살짝 텁텁한 느낌이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에이드나 다른 시그니처 음료를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아이 손을 잡고 카페 밖 테라스로 나왔습니다. 테라스를 지나 작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계곡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성인 기준 발목에서 종아리 정도 오는 깊이의 계곡은 맑고 투명한 물이 졸졸 흐르고, 곳곳에는 작은 돌들과 물고기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돌을 주워 물수제비를 뜨기도 하고, 작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손을 뻗기도 하였습니다. 금세 웃음소리와 물 튀기는 소리가 테라스까지 퍼졌습니다.

저는 계곡이 보이는 뷰에 자리를 잡아놨기 때문에 의자에 걸터앉아, 살짝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남은 커피를 마셨습니다.
잠시 모든 소란과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이 맛에 여름을 버티는구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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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초록빛 나무들이 잔잔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산과 계곡의 풍경은 잠시나마 먼 여행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하였습니다.

그날의 몬스마리는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잠시 빠져나온 작은 피난처' 같았습니다.
빵과 음료수, 시원한 계곡, 한적한 공간, 그리고 느릿하게 흘러가는 시간. 화려하거나 트렌디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몬스마리'는 앞으로 분명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이지만, 이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만은 오래도록 지켜지기를 바랐습니다.
다른 계절에 다시 방문해서 루프탑에서 다른 색으로 물든 광교산을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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